설레는 시간 속을 걷다.
당신의 감성을 일깨워 줄 정선여행.

처세편

정선아리랑의 가사

정선아리랑의 가사 처세편

[ 근면 (勤勉) ]
금전을 주어도 세월은 못사나니
알뜰한 세월을 허송치 맙시다.

청춘도 늙기 쉽고 늙으면 죽기도 쉬운데
호호백발 되기 전에 부지런히 일하세

80여년전 정선읍내에 일찍이 부모를 여의고 갖은 고생을 다 하면서 자란 사람의 이야기다. 10여세부터 남의집 머슴살이를 하다가 늦게 장가를 가니 살아감이란 가난하기 그 지없으나 다행히 부부의 뜻이 맞아 서로가 위로하며 격려하여 남과 같이 잘살아 보려고 밤과 낮을 가리지 않고 애써 10년간 꾸준히 일을 하니 집과 터밭을 마련하게 되고 다시 10년 후 남부럽지 않는 살림살이를 꾸미게 되었다.

이들 부부가 일한 보람을 느낀 10년후 부터는 복(福)은 근면한데 있다는 것을 신조(信條)로 삼아 이 노래를 지어 부르며 일했으며 주위의 게으른 사람들을 계도하였다는 노래라 한다.

[ 고부 (姑婦) ]
시집 온지 사흘만에 바가지 장단을 쳤더니
시아버지가 나오시더니 엉덩이 춤만 추네

시어머니 죽어지니 안방 넓어 좋더니
보리방아 물 줘노니 시어머니 생각나네

옛날에는 시어머니와 며느리의 사이는 어딘가 모르게 서로가 말못하며 미워하는 사이도 많았던 것 같다.
가풍이 다른 집에서 며느리를 데려와 사람을 만들자니 모진 소리로 일을 시켰으므로 시집살이를 다한 며느리들이 시어머니에 대한 원망을 털어놓으니 익살을 부려 부른 노래이다.

[ 찬유 (讚遊) ]
오동나무 팔모반에 사기잔을 놓고서
가는 손 오는 손님들 만족히나 들고 가시오.

삭달가지를 똑똑 꺾어서 군불을 때고서 중방 밑이 다타도록 놀다가 가세요

이 고장의 아름다운 산천속에서 풍월(風月)을 벗 삼으며 풍류(風流)를 즐기던 선비들의 한시에 못지 않게 평범한 농민들도 계절 따라 일어나는 소박한 흥취 (興趣)에 가락을 붙쳐 읊은 것이 곳곳에 남아있다.

술을 좋아하며 즐기는 주객들이 술집에서 술잔을 함께 주고 받으며 취기를 노래하기도 하였다.

[ 후회 (後悔) ]
신발 벗고 못 갈곳은 참밤나무 밑이요
돈 없이 못 갈곳은 행화촌(杏花村)이로다.

술 잘먹고 돈 잘 쓸 때는 금수강산일러니 술 못먹고 돈 떨어지니 적막강산(寂寞江山)일세

500여년전 정선읍에 살던 부자집 외아들이 귀엽게 자라다가 20이 넘어서는 주색에 빠져 방탕한 생활을 일삼으니 몇 년 안가서 가산(家産)을 탕진하고 패가 망신하고 말았다.

술을 잘 마시고 돈을 잘 쓸 때에는 세상이 모두 자기의 것 같고 애인과 친구도 많더니 가산을 탕진하고 돈 없는 거지 신세가 되니 전에 그렇게 다정하게 굴 던 술집 아가씨도 돌아보지 않을 뿐만 아니라 친구며 이웃 사람들까지도 자기를 냉대함에 뒤늦게 지난날을 뉘우치고 주위의 사람들은 자기와 같은 길을 다 시 밟지 말 것을 바라며 부른 노래라 전한다.